며느리 고개가 아니라 부부 고개
어제 21일은 부부의 날이었다고 합니다. 지난 해 공식적으로 제정 되었다고 하네요. 5월 가정의 달에서 둘(2)이 하나(1)가 되는 21일을 부부의 날로 정했답니다. 부부의 날이 있으면 독신자의 날도 있어야 할 것 아닙니까? 혼자 사는 것도 억울한데 부부의 날만 있으면, 저 같은 수도자나 독신자들은 억울해서 어찌 살란 말입니까?
부부의 날을 맞아 부부가 넘어야 할 ‘일곱 고개’라는 글과 초대 교회의 이야기 하나 소개합니다. 우선, 이번에는 며느리 고개가 아니라 부부의 일곱 고개부터. 일단 결혼한 부부들은 싫든 좋든 다음과 같은 일곱 고개를 넘어야 한다고 합니다.
첫째고개는 환상의 고개랍니다. 처음에는 결혼생활이 환상이겠지요. 환상이 깨지면 곧 눈물을 흘리게 되지요. 그래서 환상의 고개는 일명 눈물고개이기도 하답니다. 이 고개는 신혼부터 3년쯤 걸려 넘는 고개로 갖가지 어려움을 비몽사몽간에 웃고 울며 넘는 눈물고개랍니다.
둘째 고개는 타협의 고개랍니다. 결혼한 지 3-7년 사이에 넘는 고개로, 그 동안에 결혼 생활 안에서 서로에게 드러난 단점들을 타협하는 마음으로 넘는 고개랍니다. 위험한 권태기를 지나는 고개이기 때문에 진땀나는 고개라고 합니다.
셋째고개는 투쟁의 고개랍니다. 결혼 후 7-10년을 사는 동안 진짜 상대방을 알고 난 다음 피차가 자신과 투쟁하며 상대를 포용하는 현기증 나는 비몽 고개이기도 하답니다.
넷째 고개는 결단의 고개로 결혼 후 10-15년이 지나면서 상대방의 장, 단점을 현실로 인정하고 보조를 맞춰 가는, 마치 수레바퀴 인생처럼 돌고 도는 헛바퀴 고개라고 합니다.
다섯째 고개는 따로 고개라고 합니다. 결혼 후 15-20년 후에 생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으면서 함께 살면서 정신적으로는 별거하거나 이혼한 것처럼 따로따로 자기 삶을 체념하며 넘는 아리랑 고개라고 하네요.
여섯째 고개는 통일 고개라고 합니다. 함께 살아오면서 있었던 모든 것을 서로 덮고 새로운 헌신과 책임을 가지고 상대방을 위해 남은 생을 바치며 사는 내리막 고개랍니다.
일곱째 고개는 자유의 고개라고 합니다. 결혼 후 20년이 지난 후에 나타나는 완숙의 단계로 노력하지 않아도 눈치로 이해하며 행복을 나누는 고개랍니다.
부부의 일곱 고개를 읽으며 제가 가끔 혼배 강론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이미 아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겠지만 다시 한 번 초대 교회부터 전해 오는 이 이야기를 마음에 새기며 부부는 둘이 하나라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한 총각이 처녀를 미칠 듯이 사랑했습니다. 어느 날 더 이상 견딜 수 없게 된 그는 밤늦게 연인의 집의 문을 두드렸습니다. 처녀가 그에게 물었습니다.
“당신은 누구신가요?”
그가 대답했습니다.
“나요”
그러자 방 안에서 처녀가 대답했습니다.
“이 방은 좁아요. 한 사람 밖에 들어 올 수가 없답니다. 가세요!”
그는 슬픔을 잊기 위해 세상을 떠돌아 다녔습니다. 그는 처녀가 왜 자기를 거절했는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더구나 그 처녀도 자기를 사랑하는 게 분명하데. 몇 년을 떠돌아다니다가 어떤 깨달음이 왔습니다. 어느 날 밤늦게 그는 다시 처녀의 방문을 두드렸습니다.
“누구요?” 하고 안에서 처녀가 물었습니다.
그가 대답했습니다.
“당신입니다”
그러자 문이 열리고 연인이 뛰쳐나와 그를 껴안았습니다.
“당신을 오랫동안 기다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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