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들에게 신앙을 유산으로...
김미희 안나 수녀
‘수녀님! 저도 아무 걱정 없이 부모님 사랑 속에서 행복했던 때도 있었답니다. 공부도 상위권 안에 들었고요.’
눈이 해맑은 청년이 수줍은 듯 눈을 마주 치지 못하고 행복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며 말을 계속했다.
‘하지만 초등학교 4학년쯤 되던 해에 아버지와 어머니의 부부싸움이 잦더니 어느 날 이혼을 하셨어요. 어머니와 함께 살다가 저를 데리고 남매를 가진 새아버지와 재혼을 하셨는데 새아버지가 저를 구박하고 때려서 몇 번 가출을 했지요. 그러다가 저는 재혼한 아버지에게로 보내졌고 거기서도 마찬가지로 새엄마의 박대를 받으며 서러움을 당했고 결국엔 그 분위기를 견디지 못해 가출을 하여 갖은 고생을 다하다가 결국엔 절도범으로 소년원을 드나들게 되었고 강도 살인으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전과 5범으로 복역 중입니다.’
15년 전 교도소 사목을 할 때 재소자와 면담하던 때가 가끔씩 떠올려 진다. 행복하게 아무 걱정 없이 부모에게 떼쓰며 눈치 보지 않고 자라던 소년이 어느 날 부모의 이혼으로 온갖 서러움 다 받으며 밑바닥 삶을 살아올 때 그 부모가 얼마나 원망스러웠을까?
왜 우리 부모님은 우리는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자신들의 행복을 위해 우리를 희생시켰고 우리는 그 후 온갖 설움을 받으며 인생이 꼬이고 이렇게 원하지 않는 죄수가 되어 싸늘한 감방에서 이 젊음을 썩히며 살아가야 하나?
갈수록 늘어가는 이혼율 가정의 붕괴소식들을 들으면 감방에 갇혀 핼쑥한 얼굴로 아까운 청춘을 보내고 있을 많은 젊은이들을 떠올리게 되고 가슴이 아파온다.
어려운 세월을 참고 살아온 우리의 아버지와 어머니가 계셨기에 오늘의 우리들이 이렇게 사회에서 자신감 넘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고 어버이의 날이 되면 못 다한 효도를 다하며 가정을 지켜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는 것이다.
부모가 됨은 내가 낳은 자녀를 책임지고 이 세상 어느 자식보다 소중하게 잘 키우는 것이다. 거기에다 하느님을 믿고 자녀들에게 신앙을 유산으로 내려주면 얼마나 좋을까?
순명의 모범을 보이셨던 나자렛 성가정의 성요셉과 성모마리아 그리고 예수님은 오늘날 모든 가정의 모델이다.
하지만 입시경쟁위주의 교육으로 인해 신앙교육이 최우선이 되지 못하는 요즘 세태를 보면 또 한번 가슴이 아파온다.
하느님을 경외하고 인간을 소중히 여기며 사람과의 관계를 배움으로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지고 살아가게 하는 교육을 요즘 학교 교육에선 기대할 수 없다.
그런데 신앙인 부모들조차 주일학교에 갈려는 자녀를 학원으로 내몰고 있다.
무엇을 우선으로 여겨야 하는지 신앙인의 부모들이라면 고민해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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